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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극의 주인공인 당신이네요. ...말버릇이 사과라 안하기가 애매한데요. 실수로 또 말해버릴 것만 같아요. 그래도 노력해볼게요. 좋은 영향을 드릴 수 있어서 정말 기쁘네요. 가끔은 모르는게 나았어, 하고 후회하게 될지도 몰라요. 저도 그랬었거든요. 그래도 그 가능성을 사랑해주시겠다면 저는 행복할 수 있겠네요. 빌런이어도 역시 혼나는건 무서우니까요. 그럼 언젠가의 그 날에는 제 이름을 한 번 불러주세요. 제가 오롯이 명명한 이름이었으니까요. 분명 닿을거에요. 이쪽에서 말고, 그쪽에서 들려주세요. 문을 열었다면 돌이킬 수 없는 일이 되겠지만, 분명 즐거울거라 생각해요. 좋아하죠, 정말 많이. 그래도 제 옆을 지키는건 꽃이 아니라 여러분들이면 했거든요. 당신이라면... 좋아할 것 같다고 생각했어요. 꽃말로 마음을 전하는거라면 제가 제일 잘..
비극일까요, 희극일까요? ...죄송해요, 역시 변명할 수 없는 진실이네요. 하지만 정말로 죽고 싶지 않았어요. 저 때문에 이능력도 쓸 수 없게 되어버리셨고... 무지는 행복이라고도 하죠. 그렇다면 제가 당신의 행복을 망쳐버린걸까요. 처음부터 끝까지 못난 버디였네요, 저. 죽으면서도 무거운걸 넘겨드린 느낌이라 죄송해요. 하지만 역시 저 때문에 누가 슬퍼하는건 마음이 편치 않으니까요. 당당하게 웃어주세요. 물론 가끔은 슬퍼서 우는 날도 있어야겠지만요. ...제 무덤에는 꽃이 없으면 하지만... 글쎄요. 칼라디움은 어떨까요? 환희, 즐거움이라는 뜻이 있어요.
■■■■ ■■■ 나의 사랑, 나의 증오, 나의 궤변. 나는 언제부터 그것을 알고 있었을까? 그리하여 나는 몰락했다. 빌런이자 4구역의 한 꽃집 청년 칼리스타는 그렇게 눈을 감았다. 눈을 감을 때가 되어서야 눈앞에 드리워진 증오가 사라졌다. 번뜩이는 붉은 빛이 이내 점멸하며 맑고 투명한 분홍빛을 내비추었다. 덧없는 분노임을 알고 있었다. 맑은 구슬에 붉은 막이 씌워진 것은 아마 ■■를 없애버렸을 때라고 생각한다. 마지막에, 목 주변이 간지럽다고 생각했다. 분명히 초커는 없었다. 가죽 부분은 쓸 수 없게 만신창이가 되고 겨우 가져온 것은 금속으로 된 연결 장치뿐이었다. 하지만 무언가가 강하게 목을 붙들고 있는 감각이 들었다. 목 뒤쪽으로 생긴, 초커가 당겨져서 남은 상처들과 목이 잡혀 질식해갈 때 생긴 손자국이, 붉은 목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