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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는 나의 ■■에게,

"이곳은 외로워요. 닿지 못하는 것들을 파도에 띄워 보냈다가, 돌아오지 않는 것들을 기다리며 바다를 바라보는게 일상이에요. 당신이 스스로 하고자 하는 것이라면, 저를 위한 것이 될거에요."

우리는 모두 서로의 본질에 닿는다. 싸움의 열기는, 전장의 혼란은 결국 우리가 왜 이곳에 왔는지를 고민하게 만든다. 저마다의 목적과 그 목적을 가지게 된 경위를 따지다보면 우리는 결국 하나의 결론에 다다를 수 밖에 없게 된다. 무엇을 바랐는가, 또한 우리는 무엇인가. 그저 특별한 무기를 손에 든 인간이다. 손 끝으로 흩어지는 꽃무리. 나와 공존하는 나의 이능이 그 끝에 일그러진다. 써지지 않는 것이 아니라, 어쩌면 나에게 그 영향이 닿고 있는 걸지도 모른다.
아픔 또한 ■■이라면, 나는 당신에게 낫지 않을 상흔을 남긴걸까. 그 마음이 욱신거릴 때마다 나를 떠올린다고 생각하면 마냥 슬퍼할 수가 없다. 결국 기억되길 바라며 애정을 원했던 인간인지라.

"친애하는 저의 ■■에게."
감히 지닐 수 없는 감정이다. 나는 배신자니까, 허락되지 않아야 할 터의 마음은 잘려나가 삼켜진다. 허나 이 이야기의 끝에는 이미 정해진 답이 있을 것이다. 결국 나는 단 한 번도 거짓말을 하지 못함으로.

 

"당신은 나에게 별이었고, 달이었고, 해였어요."
제가 바라보던 태양을 잃고 자신을 버린 것들을 증오하던 한 송이 꽃. 스스로 고개를 숙여 땅을 바라보던 해바라기가 고개를 들어 주시한 것이라면, 그리 부를 수 밖에 없지 않을까. 다시 한 번 무언가를 바라볼 수 있도록. 그리하여 평범함을 사랑하도록.

 

지인지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