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를 위해 찾아주신다는건가요? 그건 기쁘네요."
연기처럼 피어오르는 말들을 잡아내어 손 안에 쥐고 문장으로 짜내어 귓가에 가져왔다. 망자가 들을 수 없는 말은 없으리라. 허나 당신의 마음 속을 읽을 수 없는 것은 살아있을 때나 지금이나 마찬가지다. 가볍게 통과하며 머릿속을 읽을 수 있으면 좋으련만. 당신이 내뱉은 말은 잔잔한 꽃 향기처럼 흘러들어와 주변에 맴돌아 일말의 정신을 울린다.
내가 당신에게 남긴 것이 상처일까, 생각하면서도 그랬으면 좋겠다. 그리 하여 당신에게 잊히지 않을 수 있다면 그것 또한 나쁘지 않을 것 같다. 한편으로는 두렵다. 내가 남긴 흔적을 따라가다보면 내가 숨기고자 했던 것 까지 알아버릴까봐.
"변덕, 변심, 혹은 관용...인가요?"
흰 수국은 색이 생겨나지 않아서 백색인 것이다. 당신의 눈을 들여다보았다. 그곳에 무엇이 비치는지 모르겠다.
"나는 당신에게 무엇이었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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